## 줄거리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두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전쟁 서사극이다. 1950년 6월 25일, 서울에서 구두닦이로 일하며 동생 진석의 대학 등록금을 모으던 진태는 전쟁이 발발하자 동생과 함께 피난을 떠난다. 그러나 피난 도중 강제 징집되어 전장으로 끌려가게 되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원입대한 진태는 전쟁 속에서 점차 잔혹한 군인으로 변모해간다. 두 형제는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채 적으로 마주서게 되며, 형제애와 이념의 대립 속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의 사랑과 인간성의 상실, 그리고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 시대적 배경
영화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부터 1953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의 이념 대립 속에서 분단된 상태였으며, 남북한의 정치적 긴장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인천상륙작전, 낙동강 전투 등 실제 전투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민간인들의 삶과 가족의 이산, 이념 갈등으로 인한 비극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특히 일반 시민들이 겪은 전쟁의 참상과 가족 해체, 그리고 전쟁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주요 등장인물
1. 이진태 (장동건)
- 구두닦이로 일하며 동생을 뒷바라지하는 책임감 강한 형
- 전쟁 속에서 동생을 지키려는 일념으로 잔혹한 군인으로 변모
- 복잡한 내면 연기를 통해 전쟁이 인간성을 파괴하는 과정을 보여줌
2. 이진석 (원빈)
- 서울대 입학을 앞둔 수재이자 순수한 청년
- 형의 희생에 대한 죄책감과 전쟁의 잔혹함을 겪으며 성장
- 이념보다 인간성을 중시하는 인물
3. 영신 (이은주)
- 진태의 약혼녀이자 전쟁 속 여성의 수난을 대변하는 인물
- 기다림과 희생의 상징으로 그려짐
## 영화총평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200억 원이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제작비를 투입해 할리우드급 전쟁 액션 장면을 구현했으며, 동시에 인간적인 드라마의 깊이를 잃지 않았다. 강제규 감독은 전쟁의 참상을 드러내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구원의 가능성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이념 대립으로 인한 비극을 형제의 이야기로 풀어냄으로써, 관객들에게 더욱 강렬한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장동건과 원빈의 뛰어난 연기는 캐릭터의 심리적 변화와 고뇌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전쟁 속 인간성의 상실과 회복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영화는 단순한 반전(反戰) 메시지를 넘어, 전쟁이 개인과 가족에게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화려한 전투 장면과 감동적인 드라마의 조화, 그리고 보편적 인류애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이 영화를 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만들었다. 개봉 당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성과와 함께, 작품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